1. 정의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는 환자의 발에 생긴 상처와 감염을 통틀어 당뇨병성 족부병변이라고 합니다. 당뇨병을 오래 앓고 있는 사람은 발에 감각이 없어져 찔리거나 화상을 입는 등 외상을 입기 쉽습니다.

2. 증상

당뇨병성 족부병변은 균이 들어가거나 데거나 찔리거나 피가 안 통해 살이 썩어 들어가 생기는 것이므로, 이 부위는 붓고 화끈거리고 고름이 흐르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 속살이 다 보이는 흉한 모습을 보입니다.
당뇨병성 족부병변이 있는 환자의 대부분이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어 감각을 잘 느끼지 못하므로 아프지 않다고 해서 이 병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3. 원인,병태 생리

당뇨병이 오래되면 동맥 내에 죽상동맥경화증이 발생하는데, 이것은 혈관의 크기에 관계 없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리를 공급하는 소동맥은 물론이고 신경이나 혈관의 벽을 공급하는 미소 동맥도 내부에 동맥경화가 시작됩니다. 동맥경화는 결국 혈류의 장애를 일으키고 혈류의 장애는 그 동맥에 의해 혈액을 공급 받는 조직의 허혈(혈액공급이 부족한 현상)로 이어집니다.
신경을 공급하는 미소 동맥이 좁아져 신경에 허혈이 생기면 신경이 제구실을 하지 못합니다. 당뇨병에서 보이는 이러한 신경기능의 장애를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라 하고,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신경이 있는 곳 어디에나 생길 수 있습니다.
신경이 하는 일은 감각을 느끼고 운동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것이므로 위장을 지배하는 신경에 생기면 위장관의 운동기능이 저하되며 방광을 지배하는 신경에 생기면 방광기능의 장애가 생기고, 사지를 지배하는 신경에 생기면 발이나 다리에 감각이 없어지거나 화끈거리고 절절거리고 찌릿찌릿하고 시린 이상감각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무감각, 감각이상이 생긴 다리는 뜨거운 것이나 날카로운 것이 닿아도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는 환자는 신발이나 양말을 신지 않을 경우 발에 외상을 입기 쉽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뇨병 환자의 발은 피부든 근육이든 죽상동맥경화로 인해 혈류의 장애가 있기 때문에 외상을 입은 후에 상처가 잘 낫지 않습니다. 못이나 뜨거운 물에 상처를 입은 후 세균이 감염되어도 혈류가 잘 통하면 우리 몸의 면역력으로 균을 박멸시킬 수 있으나 혈류장애가 있다 보니 균이 죽지 않고 점점 증식하여 상처가 커지고 뼈까지 파고들게 되는 것입니다.

4. 진단

당뇨병성 족부병변만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는 따로 있지 않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발에 외상에 의한, 또는 외상 경력 없이 생긴 상처가 있고 빨갛게 염증이 잡혀 있거나 고름이 흐르거나 하면 당뇨병성 족부병변으로 진단합니다.

5. 경과,예후

당뇨병성 족부병변이 저절로 좋아지기는 어렵습니다. 교통사고, 산업재해를 제외하면, 발과 다리를 자르는 이유 중 가장 흔한 원인이 바로 당뇨병성 족부병변입니다. 상처부위로 혈류가 잘 흐르지 않아, 우리 몸이 가진 살균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상처 속의 세균이 증식하여 살이 점점 고름으로 변하고 뼛속까지 파고들어 골수염이 생기며, 심하면 전신 혈류 속까지 세균이 들어가는 균혈증과 패혈증 쇼크에 빠져 사망할 수 있습니다.

6. 치료

세균에 감염된 것이므로 세균을 죽이는 약, 항생제 치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세균이 들어갔는지 밝혀낸 후 그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를 쓰고 상처 소독을 열심히 해야 하며 이미 죽은 살은 도려내야 합니다. 만약 죽은 살이 많다면 발을 절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7. 예방법

당뇨병성 족부병변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당뇨병 환자는 발 관리를 철저히 하고 무엇보다도 혈당 조절을 철저히 하여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발생을 저지시켜야 합니다.
당뇨병 환자의 발 관리란 꽉 끼는 신발을 신지 않는 것, 실내에서도 맨발로 지내지 않는 것, 발톱을 너무 짧게 자르지 않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당뇨병 환자의 발은 감각이 무뎌서 뜨겁거나 날카로운 것을 밟아도, 발톱을 지나치게 짧게 잘라도 통증을 못 느끼기 때문입니다.

8. 이럴땐 의사에게

당뇨병 환자가 발 관리를 열심히 하여도 발에 상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만큼 통증에 무감각합니다. 발을 날마다 살펴보다가 상처를 발견하면 스스로 처방 하거나 소독하지 말고 의사에게 보여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유심히 관찰 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발을 절단하는 불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